당신이 만약 정조였다면..? 정조의 <영원한 제국> 조선 최초의 안경
한 나라의 왕이 된다는것, 얼마나 가슴벅차고 웅대한 일인가
'왕' 이라는 칭호가 주는 막대한 권력과 부를 생각하면
어느 누구도 왕이 되기를 마다할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절대 소수의 왕이 절대 다수의 사람들 위에 군림하며
그들을 다스리는 것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엄청난 정신력이 필요한 일 일 것이다
권력이란 소수가 지니고 있을때에만 성립되는 힘이므로
권력을 다수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또는 권력을 가진 소수 안에서의 힘의 균형을 위해
일평생을 피 튀기며 고군분투 해야 하는 것이
왕 이자 통치자 이다
특히 불완전한 인간이 왕으로서 통치한다면 ,,
만약 당신이 한 나라의 왕이라면,,
권력을 유지 하면서도 나라를 평화롭게 다스릴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은 먼저 소설로 출간되었으며
이후 인기를 얻어 1995년 박종원 감독에 의해 영화화 되었다
사실 이전까지 정조는 조선 왕조의 역대 왕들중
영향력이 그다지 큰 왕은 아니었는데
심지어 그의 왕권시기를 가리켜 영,정조 시대라고
통틀어 한데 이를 만큼 빛을 보지 못했었다
그러다 그의 개혁정신과 안타깝고 비밀스러운 죽음이
주목을 받으면서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서 재조명 되었다
영화 <영원한 제국> 역시 이루지 못한 정조의
안타까운 꿈과 이상을 표현했으며
당시의 노론벽파세력들의 반대와 시해에
시달리면서도 은인자중 (隱忍自重)하여 신중히 때를 기다리는
임금이 되고자 했던 그의 인간성에 초점을 맞춘다
한국의 마지막 왕조인 조선 시대
바야흐로 18세기에 이르러 조선의 정치는
한 국면을 맞이 하게 된다
1800년. 조선.
왕권을 강화 하여 정세을 안정시키고자 하는 정조와
귀족주의적 신권중심인 노론의 강한 대립은
정조의 정치와 권력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었으며
정조는 왕권을 강화하여 개신 (改新)을 이룩하는 것만이
나라를 바로 세우고 발전시켜 나갈수 있다 확신한다
이야기는 "이인몽" 이라는 가상의 인물이
하루동안 일어난 살인 사건들을 통해
"시경천견록고"와 선대왕 영조의 "금등지사"라는
책의 실체를 찾아 실마리를 풀어가는
추리물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알듯말듯한 실마리 제시로
긴장감을 더했고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갖가지 음조의 가야금이 옛 시대의 풍미를 더 했다
이인몽 : 조재현
얼마전 정조를 다룬 영화 <역린>에도 출연했던 조재현이
주인공 이인몽을 맡았다
규장각 대교인 이인몽은 정조가 노론세력을 견제 하기 위해
암암리에 지원하고 있던 남인 세력의 일원으로
왕의 아낌없는 총애를 받고 있다
왕의 밀령으로 "시경천견록고"라는 책을 찾아 이리저리
수소문 하지만 그 책의 행방은 묘연하다
정약용 : 김명곤
남인의 일원이며 박학다식하고 추리에 능한 형조참의.
당시 정약용은 과학, 의학, 천문학등 여러분야의 학문에 능통했으며
이인몽은 그에게 "시경천견록고"라는 책의 행방을 찾는데 도움을 구한다
그 책의 실체에 가까이 가던중 우연히 "금등지사"라는 책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고
그 "금등지사"가 바로 노론벽파세력을 잠재울 수 있는
정조의 엄청난 무기임을 알게 된다
심환지 : 최종원
노론벽파의 총수이며 거의 대놓고 정조를 욕하는 좌의정 대감.
그는 노론 벽파 세력을 지휘하며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고
확고히 하기 위해 어떻게든 정조의 개혁에 발목을 잡는다
또한 자신들이 과거 영조를 부추겨 사도세자를 모함하여
죽인 일로 정조가 복수하려 할까 두려워한다
영조의"금등지사"라는 책을 통해 노론의 패악이 드러날까봐
그 책을 정조에게서 빼앗아 오기 위해 측근들을 시켜
이인몽과 정약용에게 접근한다
정조 : 안성기
조선 제 22대 왕인 정조.
집권 당시 개혁과 개신을 추진하기 위해 힘썼으며
특히 서얼허통과 노비제 혁파, 실학 장려, 규장각 설립등 많은
발전적인 공헌과 제도 실현으로 일본의 메이지 유신 보다
거의 100년 앞서 유신을 하려고 했다
어릴 때 부터 반대파 였던 노론의 무수한 암살시도와
신변 공격으로 인해 무술을 부단히 연마 했으며
특히 활궁솜씨가 월등히 뛰어나 문과 무를 겸비한
최상의 임금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그의 주옥 같은 개신안들은 항상
노론의 반대에 부딪혔고 노론의 월권 아닌 월권
행위로 인해 항상 마음에 화병을 달고 살아야만 했다
<영원한 제국>에서의 정조는 "금등지사"라는 허구의 책이지만
그럴듯한 개연성이있는 무기를 통해
노론의 권력 남용을 속시원히 격파 하고자 한다
그러나 영화에서 보여지는 정조의 고뇌와
맘먹은 대로 차마 뜻을 펴지 못하는 속앓이는
보는 이의 가슴까지 안타깝게 했다
영화 중간에 정조가 안경을 끼고 나온 장면이 있었는데
정조는 조선시대 최초로 안경을 낀 왕이 되었으나
실록의 기록에 의하면 노론과 반대 세력들이
신문물을 배척하고 조소거리가 될까 두려워
안경쓰기를 꺼려 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왕이지만 눈치밥 먹어야 했던 정조,,,
상아 : 김혜수
이인몽의 아내이자 박해 받는 천주교 신자로 나온다
당시 조선에서는 천주교가 불법이어서
천주교 신자들은 투옥되었으며 영화 초반 잠깐 나왔다가
꽤 오랫동안 얼굴이 나오지 않아 의문이었는데
"금등지사"에 대한 가장 강력한 열쇠를 쥐고 있는
나름 비중있는 역할로 나온다
<영원한 제국> 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은
바로 정조가 세자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다
후에 순조가 된 세자는 홍경민이 맡았다
정조가 안경을 만지작 거리면서 하는 말 :
"이런 편리한 물건을 만들었다는 법국(法國)에서는 굶주린 백성들이 폭도가 되어
저희 군왕과 왕비들의 목을 베고 피로 피를 씻는 대학살이 일어나는
천하대란이 일어났다"
세자 :
"어찌하여 그런 참혹한 일이 일어나게 되었습니까?"
정조:
"임금과 신하의 분별이 무너져 임금이 임금답지 아니하여
강한이는 대대손손 특권을 누리며 전행을 일삼고
약한이는 영영세세토록 핍박을 받아 눈물만 뿌리고 있으니
이 어찌 세상의 참된 질서라 할 수 있겠느냐"
세자 :
"하오면 지금 같은 때에 군왕은 어찌해야 합니까?"
"강한 자를 억누르고 약한자를 부축하여
탕탕평평한 땅의 이치를 좇아야 하느니라
그러기위해 구학을 갈아엎고 끊임없이 유신을 해갈때
비로소 우리는 이제껏 꿈꿔왔던 이상의 나라,
그것을 이룰 수 있느니라"
마치 먼 곳의 이상을 그리며 어루만지는 듯한 눈빛으로
안성기는 아니, 정조는 영원한 제국을 꿈꾸고 있었다
불행했던 어린시절의 상처와
신하들의 위협적인 도발,
폐쇄적인 당시의 문화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정조는 항상 개신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
비록 임금이지만 백성들이 서로 평등한 사회
좀 더 논리적이고 정당한 사회를 이루고자 애썼다
그가 죽은후 노론들은 정조의 개혁안들을 무산시켰고
결국 갑작스런 이른 죽음으로 그의 청청했던
이상과 꿈은 영원속으로 사라졌지만
죽음이 아니었다면 그는
영원한 제국을 이룰 수 있었을까
당신이 만약 정조였다면,,,,
영원한 제국은 과연 이루어질수 있었을까,,